고양이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HCM (비대성심근증)

1. 갑작스런 폐수종 (고양이 호흡곤란)

Briana_lee 2020. 7. 15. 12:42

#갑작스러운 폐수종

 

- 2020년 7월 4일

집사 부부가 평소와 같이 외출 후 귀가를 했는데 반갑다고 다리에 부비적 부비적을 하고

바닥에 털썩 눕길래 평소와 다름이 없다 생각했다.

10여분이 지났을까 안아 올려 보니 복식호흡을 빠르고 거칠게 하며 코 숨소리를 들어보니 컥컥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보니 호흡이 여전히 거칠었다.

급하게 집 근처에 햇살이 진료로 간 경험이 있던 동물병원에 전화를 해보니 

빨리 병원에 오시는게 좋을 것 같다 하여 급하게 병원으로 갔다.

(병원 문이 닫은 시간인데 다시 열어주셔서 밤새 돌봐주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께 감사합니다ㅜㅜ)

자차를 이용해 병원으로 이동하는 도중 이동장에서 대소변을 보고 개구호흡을 하는 보리를 이동장에서 꺼내 

담요로 감싸며 혹시나 숨이 넘어 가진 않을까 걱정하며 병원에 갔던 길은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아찔하다.

 

입원 첫째날, 혹시나 마지막이 될까 싶어 찍은 사진

 

병원에 도착해 급하게 산소방에 넣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급성 폐수종 진단을 받은 보리.

폐에 물이 가득차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던 상황인 것이다.

혈액검사와 ProBNP(심장 호르몬 수치 검사)에서 심장이상 수치가 높게 나와 HCM(비대성 심근증)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양성으로 나온 ProBNP 키트 검사 결과

 

노란색 - 폐 / 빨간색 - 심장, 노란부분이 검게 나와야 정상이지만 뿌옇게 물이 차있는 모습이며 심장도 커진 편

 

이뇨제 주사와 혈관확장 패치 등 응급조치를 취하였지만

소변을 보지 않았고 호흡은 1분에 180번 이상을 하는 상황이라 안타깝게도 입원을 하게 되었다.

병원을 낯설어하기에 남집사가 쓰고 다니던 모자를 벗어 케이지에 넣어주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오늘 밤이 고비일 수 있다며 밤늦게라도 긴급히 전화를 하실 수 있다 하였고

집에 와서 남집사와 함께 엄청 울었다.

(24시간 병원이 아니라 밤새 있을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집사들은 귀가하였고

의사 선생님이 밤새 틈틈이 병원에 나오셔 봐주셨다.)

 

*ProBNP 검사는 심장 호르몬 수치 검사로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내원한 고양이는 응급한 상황이기에 오래 걸리는 검사를 할 수 없어

호흡곤란이 호흡기 이상으로 인한 문제인지 심장 이상으로 인한 문제인지

빠르게 판별하기 위한 검사 키트로

심장에 이상이 있다면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와 판별하기가 쉬운 검사입니다.

 

 

- 2020년 7월 5일

다음날 바로 병원이 열자마자 가보니 다행히 소변은 밤새 3번을 봤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물이 많이 빠진 상태지만 호흡이 여전히 빨라 하루 더 입원을 하게 되었다.

입원 기간이 늘어날까 싶어 집에서 보리가 좋아했던 이불의 일부분을 잘라 챙겼는데 넣어주고 오게 되었다.

 

입원 둘째날, 한결 편안해 보이던 보리

 

집에 와서 마음을 추스르고 HCM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정보는 아래와 같다.

1. 심장질환은 꼭 심장전문의 선생님께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해볼 것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긴 편이니 꼭 안정된 상태에서 받을 것)

2. 급사의 가능성을 염두 할 것

3. 폐수종이 꼭 HCM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니기에 정밀 검사를 해볼 것

4. HCM 악화로 인한 입원은 응급 상황이기에 24시간 병원에 입원하는 게 좋음

 

원래 보리의 주치의 선생님이 계신 닥터캣동물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보는 게 좋을까 싶어 전화도 해보았는데

용인 동백(집사 부부 거주지)에서 서울까지는 거리도 멀고 보리 상태가 좋지 않으니

주차, 의료시설이 좋은 용인 동백에 '24시 블레스동물메디컬센터'를 소개해주셨다.

(주치의 선생님도 우연히 용인 동백에 사셔서 병원을 알고 계셨다.

염분 관리와 절대 안정을 꼭꼭 당부하며 힘내라고 말씀주신 주치의 선생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 2020년 7월 6일

입원이 길어지면 24시 병원으로 옮기는게 좋겠다 판단하여 오전에 당시 입원 중인 병원에 전화를 해보니

폐수종 다 나은 것은 아니지만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처방약으로 집에서 관리해도 되겠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처방약과 함께 보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첫날 찍은 사진과 비교하여 폐 부분의 하얀 것이 많이 없어졌다.

 

입원 셋째날, 퇴원하고 집에 온 보리

 

보리는 언제 아팠냐는 듯이 집에 오자마자 사료를 먹고 화장실에 가고 골골송을 부르며 부비적 부비적 했다.

이렇게 이번 응급 상황은 일단락 되었고 최종적으로 병원비는 70만원 가량이 나왔다.

(산소투여, 입원비, 각종 주사와 검사, 처방약 등으로 측정된 병원비)

처방약에는 이뇨제, 혈압약, 혈관확장제 등이 들어있다 하셨고 그로 인해

화장실을 자주 가고 물을 자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주일치 처방을 받았기에 정밀검사도 할 겸 약이 다 떨어져가는 날짜에 맞춰 추천받은 병원에 예약을 해두었다.

 

HCM으로 폐수종이 오는 원인은

심근이 두꺼워져 심장 안의 혈액을 담는 공간이 좁아진 상태인데 갑작스런 흥분, 놀람, 스트레스, 염분 과다 등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고 혈액 공급 빨라지는 상태에서 좁아진 심장이 역활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액체가 폐로 역류하여

폐에 액체가 차며 호흡 곤란이 오게 되는 상황으로 응급한 상황이다.

그러하기에 염분관리가 필수고 사냥놀이, 갑작스러운 이벤트, 스트레스 상황은 모두 피해야 한다.

 

고양이가 호흡 곤란이 온 상황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빠르게 병원에 내원하여 조치를 취하는 게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