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햇살이도 HCM확진을 받았다
#햇살이도 HCM확진을 받다
우리집에는 보리말고도 다른 귀염둥이 햇살이가 있다.
보리가 2018년 6월 13일(추정)생이고 햇살이는 2018년 10월 31일생으로 4개월 차이 나는 동생이다.
보리가 폐수종에 걸리고 HCM확진을 받으며 많이 슬퍼했었는데 깨발랄한 햇살이 덕분에 금새 정신차리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2020년 9월 14일,
보리가 처방약을 먹으며 안정을 찾았기에 슬슬 햇살이도 건강검진을 해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방문했다.
2살도 안된 아가 고양이라 기본적인 검사와 더불어 스코티쉬 킬트+먼치킨 롱레그 믹스인 햇살이 이기에
혹시 몰라서 ProBNP(심장 호르몬)검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했다.
개구호흡을 할 정도로 혼자 우다다도 많이 하고 장난감을 한번 꺼내면 정말 미친(?)듯이 노는 캣초딩이기에
아무 별탈 없겠거니 싶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ProBNP검사를 통해서 보리와 마찬가지로 HCM확진을 받게 되었다...
혈액 검사, 복부 초음파, 관절 X-ray 모두 정상으로 나왔지만 정말 혹시나 싶어 검사했던 ProBNP에서 양성이 나왔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보리와 같습니다."라고 하셨고 정말 헛웃음 밖에 안나왔다. '어째서? 너무 밝은 아이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부터 나오는 주치의 선생님의 의견은 제 기억 속에 있는 것 입니다.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선생님, 얘가 자기 혼자 우다다도 엄청하고 골골송과 꾹꾹이도 매일 같이 하는 아이인데..아무 별탈 없었거든요..?"라고 물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다른 증상이 발현이 안된 것 같고 햇살이 처럼 어린나이에 확진 받고 나중에 나이 들어 아픈 고양이가 있습니다."라고 하셨다.
두번째 겪은 일이지만 슬프긴 똑같았다. 그렇지만 넋놓고 있을 수 없기에 바로 심장초음파를 추가적으로 진행하였다.
초음파 결과 상 햇살이는 판막 이상 증세는 없으나 좌심방 1.4cm, 심근 0.6mm로 이상이 있다 보는 수치에 속했다.
(좌심방은 1.5cm부터 심근 0.5mm부터 이상이 있다고 본다.)
보리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이기에 보리처럼 매일 2번의 약을 먹어야 하냐는 질문을 했다.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논란이 있습니다. HCM확진을 받았으나 폐수종과 같이 다른 증세가 전혀 없는 고양이를 대상으로 약을 먹이고 살펴본 결과, 나아진다라고 보기에는 뚜렷한 결과가 없습니다. 연구 결과도 적구요. 그러하기에 약을 먹는 것 자체가 고양이에게는 스트레스이기에 약은 아직 안먹이시는게 좋습니다. 약은 한번 먹이면 계속 먹여야 하기에 지금은 호흡수 체크와 반응들을 지켜보시고 이상증세가 나타나면 그때 조치를 취하고 약을 먹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HCM은 불치병이기에 완치를 기대하고 약을 먹이는게 아닌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찌보면 다행이라 여겼다.
하루에 2번 약을 먹이는 과정이 별거아닌 것 같지만 고양이에게 꽤 큰 스트레스이다. 약 봉지만 꺼내면 보리가 숨고 집사 부부의 손길도 예전보다 더 피하는 편이다...그러하기에 햇살이가 약을 안먹는 건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가볍게 갔던 건강검진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나 조기발견으로 위험한 상황은 미리 피할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안그래도 목욕한지 꽤 되어서 병원 다녀온 뒤에 목욕을 시킬 참이었는데 그 전에 알았으니 참 다행이다.
그리고 혹시 후천적인 원인인가 싶고 고양이를 잘못 키우고 있는 것인가 싶어 질문을 드렸는데
"나이가 많은 고양이는 후천적인 원인도 있지만 보리와 햇살이처럼 어린나이에 확진되는 고양이는 선천적인 원인입니다. 그러하기에 보호자님께서 잘못 키우고 계신 것은 아닙니다. 두 고양이를 키우시는데 두 고양이가 다 HCM이라 마음이 무거우시겠어요. 그래도 다행이도 햇살이나 보리가 예민한 성격이 아니라 그 부분은 다행입니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까요."라고 하셨다.
또 햇살이는 혼자서도 우다다를 할 정도로 뛰는 걸 좋아하기에 사냥놀이가 절대 금지인지도 물어보았다.
"만약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노는 것이라면 어느정도는 괜찮습니다. 오히려 못하게 하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보호자님께서 조절은 해주셔야 합니다."라고 하셨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도 많이 안타까우셨는지 결제할때도 나와주셔서 도와주시고 인사해주셨다. (24시블레스동물메디컬센터 임지은 내과과장님 너무 친절하시고 감사합니다ㅜㅜ 혹시나 이 블로그를 보시게 되시면 부끄럽지만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아픈 것을 낫게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 여전히 슬프다. 그래도 보리와 다르게 아프기 전에 조기발견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햇살이는 6개월 단위로 검진하고 보리는 3개월 단위로 검진하는 방향으로 앞으로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병원비는 현실이고ㅜㅜ 아픈것도 현실이니ㅜㅜ 최선을 다해 집사부부가 노력하는 수 밖에 없으니 힘내야겠다ㅠㅠ!!